출처 : http://kr.blog.yahoo.com/jsj3330/1420
대통령도 줄서야 하는 독특한 국수집
-고기국수의 바람을 일으킨 바로 그 집, 올래국수-
근래 들어 제주도를 여행 중에 먹어보지 못하면 바보 되는 음식이 하나있지요. 바로 고기국수인데요.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대표음식 중 하나입니다. 십 수 년 전만 하더라도 고기국수는 나이 드신 제주토박이가 아니라면 근접조차도 하지 못했던 음식이기도합니다. 고기국수를 만들어 내는 음식점도 쉽게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있다 해도 재래시장의 모퉁이 국밥집에나 가야 맛을 볼 수 있었지요.
깔끔한 국물이 맛을 좌우하는 국수의 특성상 여기에 기름진 돼지고기가 들어간다는 것은 상상조차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제주 특유의 투박한 맛에 길들여져 있는 일부 마니아들만 찾던 제주도의 고기국수, 하지만 몇 해 전부터는 투박하고 기름진 맛을 없앤 고기국수전문점들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고기국수를 멀리하던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이지요.
제주도에 유명한 고기국수집으로는 올래국수, 삼대국수회관, 만세국수, 국수마당등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고 전국맛집을 소개하는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입맛을 다를 수밖에 없고 실제로도 각기 다른 맛을 내기에 맛에 대한 판단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중에 올래국수는 제주 고기국수에 바람을 몰고 온 맛집이기도 합니다. 제가 국수가 생각나는 날이면 무조건 달려가는 집으로 다른 어느 곳 보다 저의 입맛에는 가장 잘 맞더군요. 이제는 제주맛집 중에서도 내노라 할 정도로 많이 알려져 버렸지만 수년전만 하더라도 인근에 사는 단골들만 알고 있었던 국수집입니다.
올래국수의 대표 메뉴인 고기국수
모르는 사람들끼리 등을 대고 앉아야 할 정도로 비좁은 식당 안, 탁자라고는 2인용 2개와 4인용 2개가 전부였던 곳, 식사시간인 낮 12시만 되면 사람들이 앞 다퉈 몰려드는 바람에 조금만 늦어도 최소 10분 기다리는 건 예사이고 30분 이상을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였습니다. 지금은 형편이 좀 나은 곳으로 이전을 하였지만 기다리는 건 여전합니다. 여행객들에게 까지 많이 알려진 탓이지요.
올래국수에서 기다리지 않고 국수를 먹으려면 요령이 있습니다. 무조건 12시에서 1시 사이에는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앞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경우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음식을 만들어 내는 시간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앉을 자리가 없는 탓입니다. 대통령 할애비가 와도 앉을 자리가 없으니 기다려야 하고 비를 피할 곳이 없으니 비를 맞으면서도 기다려야 합니다.
주문방식도 아주 독특합니다. 기다리려면 주문먼저 해야 합니다. 다른 집에서는 볼 수 없는 진풍경인데요, 미리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사이, 주방에서는 자리가 비는 예상시간을 고려하여 국수를 준비하게 됩니다. 때문에 밖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길었지만, 막상 탁자에 앉고 나면 그리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수고조차도 귀찮으시면 낮 12시가 되기 전, 또는 오후 1시를 넘겨서 찾아가는 편이 기다리는 수고를 더는 방법입니다.
고명이 수육인 제주도식 고기국수
과연 올래국수의 무엇이 이토록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걸까요. 우선은 고기국수의 맛이 전혀 느끼하거나 비리지 않다는 것입니다. 돼지뼈, 그리고 돼지고기와 갖가지의 야채를 함께 넣어 푹 우려낸 육수라 맛이 진하면서도 깔끔합니다. 고기에 대한 선입견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 멸치국수를 찾은 사람도 많지만 저는 오로지 고기국수입니다. 국수에 사용하는 면은 공히 중면을 사용합니다. 밖에서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사이에 면을 삶아내기 때문에 면발이 이주 탱글탱글합니다. 맛이 워낙에 진하고 구수하여 간밤에 술을 마신 후 해장용으로도 아주 그만입니다.
올래국수의 단촐한 밑반찬
올래국수에서 국수를 먹기 위해 따라 나오는 반찬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는 일단 경험해 보면 알게 됩니다. 딱히 다른 밑반찬이 필요 없음을 말입니다. 그저 배추김치 한 조각에 청양고추 몇 개와 된장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이 청양고추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리라고는 누구라도 생각할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어디서 그렇게 매운 고추만 골라오는지 생각 없이 입에 댔다가는 불이 나는 것은 각오를 해야 합니다.
올래국수 실내의 벽에는 그동안 각종 언론에 소개되었던 기사들이 가득합니다.
고기국수에는 고추가루를 쳐야 제맛이 나더군요.
면을 먹을 때는 고기와 같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국수
청양고추
올래국수의 독특한 메뉴판, 올래국수가 자리하고 있는 연동 제원아파트 인근은 일본인 관광객이 아주 많은 지역입니다. 일본인들도 많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맛집 정보 : 제주시 연동 261-16 (T.064-742-7355) 매주 일요일 휴무, 영업시간은 09:3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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