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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 ‘절대품질’ 확보 전략

자하연 2010. 7. 11. 16:37

출처 블로그>사랑은 가슴속 깊은 곳에 | 한우리

원문 http://blog.naver.com/spp0805/120110243225

 

 

[Business Special] 지역별 동일 품질 필수…실패하면 ‘벼랑끝’

 

글로벌 시대 ‘절대품질’ 확보 전략① - 왜 ‘절대품질’인가

 

 

 

‘품질의 도요타’가 품질 문제로 무너지면서 국내 대기업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주요 대기업들은 별도의 품질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절대품질’ 확보에 적극 나선 상태다.

그렇다면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시대에 ‘절대품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공장 전문가로 지난 30년간 국내 제조 현장뿐만 아니라 미국·중국·태국·인도·멕시코·러시아 등 해외 공장 컨설팅 경험을 풍부하게 갖고 있는 백대균 월드인더스트리얼매니지먼트컨설팅 대표의 ‘글로벌 시대 절대품질 확보 전략’을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싣는다.

태국에 있는 국내 기업 컨설팅을 하러 가는 도중에 생긴 일이다. 공항에서 공장으로 가던 중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다. 타고 가는 승용차 지붕(Roof)에서 어린 시절 양철 지붕 밑에서 듣던 ‘탕탕’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무슨 차인가 알아봤더니 일본 브랜드의 중형 세단이었다. ‘이럴 수가 있나!’ 옆자리에 탄 현지 주재원에게 소나기가 내리면 평소에도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가 나느냐고 물었더니 태연스럽게 “그렇다”는 것이다.

그 주재원은 “이 차만 그런 게 아니다”며 별일 아니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생산지가 어디냐고 물으니 “태국산”이라고 한다. 주재원의 이야기로는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지붕의 철판 두께를 얇게 만들어 그런 소리가 심하게 난다는 것이다.

귀국 후 국내에서 운행되는 같은 차종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런 현상이 전혀 없었다. 한국에서 파는 차는 일본에서 만든 것이다. 이처럼 동일한 차종이라도 만든 지역에 따라 품질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의 시장은 글로벌(Global) 시장이다. 생산 지역이 다르기 때문에 품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는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느 국가, 어느 공장에서 만들었든 간에 품질 수준이 동일해야 한다. 이것을 ‘절대품질’이라고 한다.

각종 관리 기법 적용 쓸모없어

도요타의 품질 사고도 해외 공장에서 ‘절대품질’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초래된 결과다. ‘절대품질’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를 정리해 보면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글로벌 기업들은 전 세계에 공장이 분산돼 있다. 어느 곳에서 품질 사고가 터질 지 예측할 수 없다.

둘째, 신속한 교환 생산(QSC·Quick Site Change:예컨대 중국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태국 공장에서 같은 제품을 만드는 교환 생산)을 지역별 품질 수준 차이 때문에 할 수 없다. 아무리 3S(표준화·전문화·단순화), 모듈 체계가 잘 구축돼 있더라도 ‘절대품질’이 확보돼 있지 않으면 QSC가 불가능하다.

셋째,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사람들이 수시로 방문하고, 또 이동해서 살기 때문에 서로 품질이 비교돼 브랜드에 나쁜 이미지를 심어준다. 이렇게 되면 다른 제품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절대품질’의 확보가 시급하고 핵심적인 사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절대품질’은 짧은 시간 안에 쉽게 달성할 수 없다. 기본이 철저히 확립된 공장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기본이 확립돼 있지 않은 공장은 평균 불량률이 낮아도 돌발 불량이 나타나므로 대형 품질 사고가 터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구나 해외 공장은 환경·언어·국민성·사고방식 등 모든 것이 국내와 다르기 때문에 ‘기본’을 확립하는 것이 더 어렵다.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해외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대다수는 본사 공장에서 연구·개발과 설계를 했고 본사 공장에서 사용하던 설비나 동일 사양의 설비를 사용했는데도 해외 공장별로 품질 차이가 있었다.

공장의 생산요소인 4M(사람·설비·기술·자재) 중 사람이 다르고 일부 자재의 품질 수준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평균 불량률이 높은 데다 기본이 확립돼 있지 않아 돌발 사고 또한 빈번히 발생했다. 평균 불량률과 돌발 불량 사고, 이 두 가지를 안정시키지 않으면 ‘절대품질’은 확보될 수 없으며, 결국 도요타와 같은 문제가 터지는 것이다.

본사 공장의 해외 공장 지원 또한 생산에 급급한 실정이다. 생산에 필요한 현장 출신의 우수한 기능 사원을 파견해 현지 인력을 지도한다. 그렇게 해도 기본활동의 수준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기본의 향상은 누가 잠시 가서 지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현지 관리자가 지속적으로 기본 활동을 준수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웬만한 기업들은 각종 관리 기법을 적용해 품질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보통 6시그마(Six Sigma), 블루오션(Blue Ocean), 간판 방식, 동기화 생산방식, 방침 관리, 직무 분석 등 20가지 정도 된다. 이 또한 기본 활동도 제대로 안 되는 수준의 공장에서 억지로 적용하다 보니 거의 이벤트처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른 손실(Loss)은 필자의 판단으로 인건비의 1%는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마도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손실 중 가장 큰 손실일 것이다. 예를 들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우리나라의 설날)엔 대다수 근로자가 고향을 방문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돌아오지 않는 비율이 정규 기능공일 경우 25~30% 정도가 되며 임시 기능공일 경우 약 60~70%나 된다.

춘제 이후 30~40%가량이 신규 작업자로 바뀐다. 협력업체로 내려갈수록 정도는 더 심해진다. 필자가 춘제 직후 긴급 입사한 기능공 40명의 손 검사를 한 적이 있다. 두 손을 들고 1번부터 10번까지 번호를 부르며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는 동작을 3번 실시한 결과 손가락을 원활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이 30% 정도였다. 농촌에서 일하면서 손이 굳어버린 것이다. 이 정도의 환경에서는 현장을 안정시키는 일도 어렵다.

기본이 돼야 ‘절대품질’ 가능

평상시의 이직률 또한 심하다. 태국·멕시코·베트남 등의 공장 근로자의 이직률은 거의 비슷하다. 1주일 일하고 1주일 출근 안하고 노는 식의 행태가 비일비재하다. 사무직의 경우 이직률이 연간 10%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기능직은 50%로 절반 정도가 공장을 떠난다.

이런 수준의 현장에서는 기본 활동만을 철저히 해야 하다. 생산 활동에 필요한 각종 규정의 준수를 습관화할 수 있도록 기본 활동만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대형 불량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인을 추적해 보면 95% 이상이 기본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 결코 기술적 문제로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A라는 냉장고 공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냉장고 내부는 흰색 플라스틱 재질로 싸여 있다. 이것을 이너 케이스(Inner Case)라고 한다. 흰색이므로 오염 물질이 눈에 잘 띈다. 따라서 최종 공정에서 IPA와 IBA라는 액체 알코올 성분 의약품을 일정 비율로 혼합한 알코올로 닦아야 한다는 작업 조건이 정해져 있다.

그런데 작업자가 단순한 생각으로 순수 알코올로 닦은 것이다. 그 결과 화학적 반응으로 이너 케이스가 금이 가고 깨짐 현상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기본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요약하면 어떤 종류의 불량 문제도 자세히 분석해 보면 두 가지 원인 중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제조 측면에서는 완제품 생산 기업이나 1, 2차 부품 공급 업체의 생산 공정에서 규정을 지키지 않았거나 작업 조건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다.

둘째, 기술적으로 잘못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제품 계획에서부터 첫 제품이 나올 때까지의 과정에서 누군가가 규정이나 조건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산 과정에서 공정이 안정되지 않았을 경우 4M 활동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요인은 대략 42억9000개나 된다는 설도 있다. 어떤 유명한 기법도 이렇게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오직 기본 규정을 철저히 지켜 공정을 안정시켜야 한다.

도요타 품질에 큰 타격을 입힌 렉서스가 미국에 처음 등장할 때 TV 광고에서 시속 220km 속도로 달리는 렉서스의 후드(Hood) 위에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아 놓은 샴페인 잔 15개가 전혀 흔들리지 않는 장면을 광고했다. 렉서스의 생산과정을 보면 일본에서 2005년 9월부터 규슈 제2공장에서 만들었다.

이곳의 최종 라인 검사에는 ‘신의 손’이라는 10명의 검사자가 검사하는데 틈새 1.1mm 이상 단차가 발생하면 생산 라인을 정지시키고 1.2mm 이상이면 재작업을 실시하는 등 철저한 검사를 했다. 개발비 또한 6년 동안(1983~1989년) 10억 달러를 투입했다. 이렇게 엄청난 개발비와 최고의 기술을 투입하고 천문학적인 광고를 해도 ‘절대품질’ 확보의 실패로 거대한 기업이 몰락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도요타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기업은 ‘절대품질’을 확보하지 못하면 회사의 생존마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한 셈이다. 결국 기본 활동의 수준이 절대품질의 수준임을 알아야 한다.


백대균 월드인더스트리얼매니지먼트컨설팅 대표
wimcon@hanmail.net
입력일시 : 2010-06-08 18:15

 

 

[Business SpecialⅠ] 한계불량률제 ‘필수’…다기능 근로자 확보 ‘관건’

 

글로벌시대 ‘절대품질’ 확보전략② - ‘절대품질’의 의미와 조건

 

도요타 사태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생존 과제는‘전 세계에 진출해 있는 모든 생산 거점에서 동일한 수준의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요타의 경우 일본에서는 ‘절대품질’이 확립돼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한데 비해 해외 거점의 품질이 ‘절대품질’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해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역별로 동일한 ‘절대품질’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절대품질’을 확립한다는 것은 어떤 조건을 갖추는 것일까.

‘절대품질’의 확보는 글로벌 기업의 필수 과제다. 지역별 생산 거점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에 ‘절대품질’의 기준이 지켜지도록 엄격히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각 거점의 품질관리가 쉬워질뿐더러 거점끼리 비교 평가가 가능해진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도 있다.

필자가 국내 대기업 3곳의 해외 진출 공장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부품 납품 업체(한국 진출 업체 및 현지 업체) 50곳을 조사한 적이 있다. ‘작업표준’은 90% 정도가 준비돼 있었지만 QC(Quality Control) 기능의 핵심인 ILO(Income quality control, Line quality control, Out going quality control) 시스템을 조사해 봤다. ILO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단 5%에 불과했다.

더욱이 신뢰성 시스템인 ELT(Early Life Test:조기수명시험검사), FLT(Full Life Test:신뢰성수명시험검사)의 시설을 갖추고 운영되고 있는 곳은 전무했다.

또 완성 업체(모기업) 공정이나 시장(Field)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부품 공급 업체로 정보가 전달돼 개선 조치를 취하고, 다시 개선된 제품이 완제품 업체(모기업)로 납품되면 완제품 업체(모기업)의 ‘수입검사자(IQC)’가 확인 검사 뒤 공장으로 입고되는 피드백(Feed Back) 시스템이 있지만 제대로 작동되는 업체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품질 시스템(Q-System)을 만들겠다고 아우성을 쳐봐야 소용없다.

자주·순차검사 철저히 해야

 

 

세계 제조업체 중에서 ‘절대품질’이 가장 잘된 곳은 벤츠가 아닐까 싶다. 세계 어디를 가나 품질이 거의 균일하다. 어느 지역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좋다거나, 혹은 나쁘다는 지적이 없다.

‘명차의 고향’이라는 독일 남부 도시 진델핑겐에 있는 벤츠 공장은 4만2000명의 근로자가 연 47만 대를 생산하는 큰 공장이다.

규모는 크지만 기본이 확립돼 있어 볼트 하나까지 조이고 확인하는 작업 모습을 보면 그들이 작업자라기보다 검사자라고 착각할 정도다. 그만큼 ‘자주·순차검사(자주검사는 자기 공정의 작업 관리 포인트를 체크한 뒤 다음 공정에 불량을 보내지 않도록 자기 공정은 자기가 검사하는 방법, 순차검사는 자주검사의 결점을 해결하기 위해 앞 공정의 작업 내용을 먼저 확인한 후 자기 공정으로 들어가 불량을 만들지 않는 전수 검사 방법)를 철저히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작업 태도를 보면 ‘기본 준수’가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임금 또한 연공서열에 따르지 않고 얼마나 많은 공정을 경험했는지에 따라 결정한다. 이는 벤츠가 장인에 가까운 ‘다기능공’을 양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벤츠의 생산방식은 ‘혼류생산(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2개 이상의 제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시스템)’이라기보다 ‘변품종 변량 생산’이다. 부품 종류도 다양해 운전석 계기판이 4000여 종이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인에 가까운 기능을 가진 작업자를 대거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어디를 가도 ‘절대품질’이 확보돼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정확하게 ‘자주·순차검사’를 실시하는 등 기본이 확립된 작업자와 장인에 가까운 ‘다기능 작업자’들이 엄격한 ‘절대품질’의 기준을 지키면서 ‘불량 제로(Zero)’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벤츠가 100년이 지나도록 명품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향후 제조업은 하이브리드(Hybrid)카를 만드는 것과 같이 여러 분야의 기술이 복합되는 ‘통합형 제조업체’로 발전할 것이다.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부품이 3만 개나 되며 반도체 관련 장비 부품이 100여 개가 들어간다.

한마디로 전 분야의 첨단 기술을 통합한 제품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절대품질’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단순히 ‘기본의 준수’라는 정신적 무장만으로는 어려우며 결국 장인에 가까운 다기능의 작업자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장인’에 가까운 다기능 작업자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가 향후 기업들의 어려운 숙제가 될 것이다.

요즘과 같이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장인에 가까운 다기능 작업자의 육성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벤츠와 같이 다기능 수준에 따라 연봉이 지급되는 임금체계에서는 다기능 기술자 양성이나 공정 이동이 쉽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중요 기능을 요하는 공정이든, 단순 기능을 요하는 포장 작업이든 간에 같은 임금이 지급되는 동일 임금 시스템에서는 장인에 가까운 다기능공을 양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벤츠와 같이 고가 제품을 만들거나 하이브리드카와 같이 최첨단의 복합 기술을 필요로 하는 ‘통합형 제조업체’는 장인에 가까운 다기능 작업자가 필요하지만, 저가 제품의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으로 만드는 ‘단순형 제조업체’에서는 단순 작업으로 제품이 생산되므로 장인에 가까운 다기능의 작업자가 필요하지 않다. 결국 세계 제조 업계가 통합형과 단순형 제조업체로 구분돼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되새김 경영(Rumination)’ 필요

 

 

 

 

장인에 가까운 다기능공을 다수 보유한 벤츠는 세계 어디를 가나 품질이 균일하다.

통합형 제조업체에서는 조금이라도 자만하거나 방심하고 조직 문화가 느슨해지면 돌발 품질 사고가 어느 때든 일어난다. 앞으로는 도요타 사태와 같은 돌발 품질 사고가 빈번히 일어날 것이다.

대형 품질 사고가 발생되고 리콜(Recall)이 실시되면 여러 가지 이유로 경쟁사보다 개발이 늦어지게 된다. 경쟁사보다 뒤처진 시간이 길면 길수록 오늘날과 같은 ‘애플 생태계’의 환경에서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전 세계에 분산돼 있는 생산 공장에서는 ‘절대품질’의 달성과 유지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절대품질’의 기준을 세우고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느 국가 어느 공장이든 회사가 정한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확보하도록 ‘한계불량률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한계불량률 이상의 불량이 발생할 경우 ‘컷 오프(Cut off)’시키는 강력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 ‘절대품질’의 기준은 제품의 특성, 회사의 수준, 비용(Cost)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하며 생산 현장에서의 최종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평균 불량률이 ○○PPM(회사별로 방침에 의거 결정) 이하가 되어야 하고 △일별 불량률의 산포(일의 결과가 목표점을 벗어난 정도)가 거의 없어야 한다. 산포가 클 경우 돌발 불량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각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품질 시스템에 의한 감사(Audit)의 지적 사항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도요타 사태 이후 많은 사람들이 필자를 찾아와 “좋은 자료 있느냐, 벤치마킹(Bench Marking)할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문의한다. 그러면 필자는 “ISO-9000 인증(국제표준품질규격)을 받았느냐”, “TS-16949 인증(자동차 관련 업체 품질인증시스템)을 받았느냐”고 묻는다.

이렇게 물으면 대다수가 “모두 받았다”고 답한다. 그래서 “돌아가서 그것만 철저히 준수할 수 있는 방안이나 강구하라”고 하면 “누구나 알고 있고, 기존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경영진이 인정하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되새김 경영(Rumination)’이 필요하다. 품질 문제만 터지면 각 회사의 경영진은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한다. 그러면 스텝(Step) 조직이 이곳저곳의 자료를 모아 짜깁기해 새로운 품질 시스템을 만들어 낸다. 이런 일을 잘하는 사람이 오늘날의 품질관리 전문가인 것이다.

진정한 품질관리 전문가는 기존의 규정과 조건을 어떻게 보완하고 준수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문서만 만들어 내지 말고 기존에 해 오던 품질 시스템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체크하고 문제점을 보완하는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절대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의 경영 활동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활동’을 얼마나, 어떻게 전개하느냐가 중요하다. 품질 문제는 사후 처리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선제적 대응으로 예방할 수 있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백대균 월드인더스트리얼매니지먼트컨설팅 대표
wimcon@hanmail.net
입력일시 : 2010-06-15 15:35

 

 

[Business SpecialⅠ] ‘6-Tool’로 작업자 품질 마인드 높여야

 

글로벌시대 ‘절대품질’ 확보 전략③ - 실행 방안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로 낙인이 찍힌 경우는 없다. 대다수가 기르는 과정에서의 잘못으로 범죄자로 전락한다. 그래서 기르는 과정이 참으로 중요하다. 제품도 마찬가지로 ‘낳는 기술’보다 ‘기르는 기술’이 ‘절대품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낳는 기술’은 설계에서부터 첫 제품이 나올 때까지의 제품 개발 기술이고, ‘기르는 기술’은 첫 제품 이후 공장 라인(Line)에서 제품이 만들어지는 제조 기술을 뜻한다.

제품의 ‘낳는 기술’이 잘못됐을 경우 대부분 양산 초기에 문제점을 발견해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낳는 기술’의 잘못으로 대형 불량 사고가 터지는 경우는 0.1% 미만이다. 99.9%가 ‘기르는 기술’에서 작업자가 작업 조건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기업의 저력은 ‘프로덕트 리더십(Product Leadership)’에서 나온다. 이를 위해 높은 수준(High Level)의 테크니컬 스킬(Technical Skill)뿐만 아니라 소비자 경험(User Experience)이 녹아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러나 ‘절대품질’을 등한시하면 이런 모든 노력은 엉뚱한 곳에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도요타 품질 사고의 원인이 된 브레이크 관련 부품은 미국 현지 업체에서 만든 것이다. 해외 공장의 경우 ‘절대품질’이 확보되지 않으면 한순간에 대형 품질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절대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수많은 개발 프로세스(Process)와 품질 보증 시스템(System)이 있어도 ‘절대품질’은 결국 현장 작업자의 손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작업자의 ‘품질 마인드(Qualification Mind)’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해외 공장에서는 ‘불량 부품을 받지도 않고, 만들지도 않고, 후공정으로 보내지도 않겠다’며 작업 표준과 조건을 철저히 준수해 양질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작업자의 마음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마음 자세를 ‘품질 마인드’라고 한다.

해외 작업자 사고방식 이해해야

통계에 따르면 해외에서 가져 온 부품으로 인해 본사 공장에서 1건의 불량이 발생했다면 이 부품을 공급받아 중간 제품(UPG:Unit Per Group)을 조립하는 협력업체에서는 70건 정도의 불량 부품이 발생하고 부품을 만든 해외 부품 생산 공장에서는 610건 정도의 불량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리할 수 있다.

본사 공장에서 발견된 불량률의 600배나 되는 불량 건수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에 초점을 둬야 한다. ‘절대품질’의 확보는 결국 해외 현지 작업자에게 어떻게 ‘품질 마인드’를 갖게 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우선 민족성이 다르고 사고방식이 다른 해외 공장 현지 작업자의 사고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예컨대 해외 현지 공장을 순회할 때 쓰레기가 현장 구석에 있어 “이게 뭐냐”고 야단치면 국가마다 다른 반응이 나온다.

한국 공장의 작업자는 “죄송합니다. 즉시 치우겠습니다”라며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중국 공장의 작업자는 “쓰레기입니다”라며 무표정하게 대답한다. 멕시코 공장의 작업자는 기분 나쁜 표정으로 쳐다만 보고 반응이 없다. 베트남이나 태국 공장의 작업자는 아무 말 없이 즉시 치운다.

 

 

 

6-Tool’로 품질 마인드가 작업자의 마음속에 자리잡도록해야 품질 문제가 해결된다(사진은 현대자동차 인도공장).

 

이렇게 국가마다 반응이 다르다. 중국 공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부품이 입고될 시간이 지났는데 납품 차량이 도착하지 않았다. 부품 업체에 전화하니 출발했다고 한다.

납품 차량 운전사를 찾아 전화하니 “갑자기 비가 와서 부품이 젖을까봐 다리 밑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변명했다. “날씨가 흐린데 왜 차량 커버(Cover)를 준비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하니 “차량 커버를 가져가라고 지시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2시간 동안 공장 라인(Line)이 정지한 적이 있다. 한국적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문제가 계속해 일어나고 있다.

한국 공장의 경우 A에게 지시하면 업무가 연관돼 있는 B에게 전달하고, B는 다음 업무 연관자인 C에게 전달돼 일이 추진된다. 이 과정은 우리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해외 공장에서는 자세히 지시하지 않으면 A에서 B로 업무 연결이 되지 않고, 다음 과정으로 진행되지 않은 채 A에서 정지된 상태로 있다. 이유를 물어보면 “B에게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소수의 한국 주재원들이 모든 과정을 지시하고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복잡하고 어려운 현장 관리 방식이나 기법은 도리어 문제만 야기할 뿐이다. 작업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할 소지가 있으면 스스로 알아서 조치해야 하는데, 동작 하나까지 일일이 지시하지 않으면 계속 불량이 되풀이 발생한다.

자율적 품질관리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6-툴(Tool)’과 같은 간단명료한 방법만 적용하고 주어진 작업 조건만 철저히 지키도록 하는 것이 ‘절대품질’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필자가 첫 번째 글에서 소나기성 비가 내릴 때 자동차 천장(Roof)에서 양철 지붕 소리가 나는 태국에서의 경험을 거론한 적이 있다. 비가 내릴 때 ‘탕, 탕’ 소리가 나는 것은 상식적으로 철판이 얇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물론 어느 제품이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두께를 줄여가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대목은 자동차 회사가 양철 지붕 소리가 나도록 철판 두께를 줄이는,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설계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아마도 현장 작업자의 조건 미준수 때문에 생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천장의 철판 밑에는 외부 햇빛으로 인한 열전달을 차단하기 위한 단열재가 부착돼 있고 외부 소음을 방지하기 위한 소음 방지재가 단단히 부착돼 있다.

그리고 분명히 ‘이렇게 부착해야 한다’는 작업 조건도 정해져 있었을 것이다. 필자가 추정하기로는 접착제 보관 조건은 물론 부착 때 온도와 압력, 시간 등 정해진 작업 조건을 작업자가 100%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이런 상태에서 시간이 경과하다 보니 단열재나 소음 방지재가 떨어지면서 생긴 틈 때문에 생긴 공진 현상으로 양철 지붕 소리가 나는 것이다. 결국 작업자의 조건 미준수가 원인인 것이다.

6시그마에 의존해선 안돼

현장에서의 불량 방지와 작업자에게 ‘품질 마인드’를 갖게 하는 방법은 작업자에게 주어진 작업 조건을 철저히 준수하게 하고 습관화시키는 것이다. 작업 조건을 오랜 기간 철저히 준수시키면 본인이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사고의 변화를 가져와 ‘품질 마인드’가 작업자 마음에 자리 잡게 된다.

‘품질 마인드’의 기본 사고인 “불량 부품을 받지도 않고, 불량을 만들지도 않고, 불량을 후공정으로 보내지도 않겠다”는 기본 사고에 부합해 만들어진 툴(Tool)이 ‘6-Tool’이다. ‘6-Tool’은 다음과 같이 6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불량을 받지도 않겠다’는 의식을 실행하는 것은 ‘OS&D(Over Shortage and Defect)’다. ‘불량을 만들지 않겠다’는 사고를 실행하기 위한 항목은 ‘자주순차검사’와 ‘타임 체크(Time Check)’ 방법이며, ‘관리 항목(CTQ)’ 및 ‘점검 항목(CTP)’이 있다.

다음 공정으로 불량품을 절대 보내지 않겠다는 사고를 추진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현장 제품 감사(Audit)’가 있다. 그리고 전체를 통합 관리하기 위한 ‘반성회’로 구성돼 있다. ‘6-Tool’만 철저히 현장에 적용한다면 불량 발생의 발견과 예방이 철저하게 이뤄질 수 있다.

A라는 공장에 컨설팅을 위해 방문했다. 방문 때마다 녹차를 따라주던 여사원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갔느냐”고 물었더니 “6시그마 교육을 갔다”는 것이다. 이 여사원은 고졸 출신으로 잡다한 일을 하는 여사원이었다.

“그 여사원과 6시그마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물으니 “사무직이기 때문에 승급을 하기 위해 6시그마 벨트인 그린 벨트(GB), 블랙벨트(BB), 마스터 블랙 벨트(MBB)를 필수적으로 따야 한다”는 것이다. 통계적 방법이 주축을 이루는 어려운 기법을 이런 식으로 실시했으니 지금 6시그마라는 용어만 남아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현장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6시그마 같은 어려운 기법을 사용해 개선하려고 하지 말고 “먼저 누가 조건을 지키지 않아 불량이 발생했는지”를 찾아내 작업 조건을 철저히 준수하면 된다. 만일 조건을 완전하게 준수했는 데도 불량이 발생했다면 전문 부서(설계·생기 등)에 조건 재설정을 의뢰해 결과를 받아 역시 철저히 준수시키면 된다.

백대균
1944년생. 한양대 산업공학과 졸업. 현대자동차를 거쳐 1989년부터 LG전자, LS산전, LG화학 등 국내외 2000여 공장 컨설팅.

 

백대균 월드인더스트리얼매니지먼트컨설팅 대표 wimcon@hanmail.net

입력일시 : 2010-06-29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