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타샤의 정원

자하연 2010. 3. 5. 10:00

그녀는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로 더 유명하다

91세의 나이에도 동화보다 더 동화같은 삶을 보여 준다

버몬드 주 시골에 집을 짓고 30여만평의 단지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는

타샤는 손수 천을 짜고 옷을 만들며 염소 젖으로 요구르트를 만든다

19C 생활을 좋아해서 골통품 옷을 입고 골통품 가구와 그릇을 쓰고 장작 스토브에 음식을 만든다

우울하게 지내기엔 인생이 짧다는 이 부지런한 할머니는

마리오네트 인형을 만들어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을 공연하고

직접 말린 허브를 긇여 오후의 티타임을 즐긴다

 

 

여름

SUMMER

 

요즈음 사람들은 너무 정신없이 살아요

카모오일 차를 마시고 저녁에 현관 앞에 앉아

개동지바퀴의 고운 노래를 듣는다면

한결 인생을 즐기게 될텐데

 

 

 

 

 여름이 끝날 때면 난 늘 겁이 났다

국화가 피면 다시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뜻이었다 학교는 질색이었다

하지만 남서풍에 향기가 실려오고 귀뚜라미 울음이 느려지기 시작하면서 밤하늘의 별자리가

바뀌는 이 맘때가 늘 아름다웠다

봄에 태어난 병아리와 오리 새끼들이 통통하게 자랐고 거위들은 사과 나무 아래 모여

빨갛게 익은 첫사과가 덜어지길 기다리고....

 

 

카누에는 묘하게 원시적인 구석이 있다

아비(물새의 일종)가 노래 부르는 소리 같다고 할까?

아주 오래전 내 전생의 뭔가를 살살 흔드는 느낌...

 

 

 

 

 

촛불을 켜면 늙은 얼굴이 예뻐 보인다

난 항상 초와 등잔을 쓴다 다들 내 집이 어둡다지만 사람들은 예날 집이 얼마나 어두웠는지 모른다

난 집이 어두운게 마음에 든다

예쁜 둥지 같거든....

 

 

나는 바느질 세탁 설거지 요리 집안일을 하는 것이 좋다

직업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늘 가정부라 적는다

가정부라 무식한 것이 아닌데 ..

쨈을 저으면서도 세익스피어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을....

 

 

 

겨울

WINTER

 

바랄 나위 없이 삶이 만족 스러워요

개 염소 새들과 여기 사는 것 말고는 바랄것이 없답니다

 

 

날씨가 궂어도 할 일이 많다

동물들에게 사료를 주어 가는 길에 타샤는 구근의 싹이 나왔는지 살펴보고

가금은 고개를 내민 꽃들을 본다

 

 

 

SPRING

 

염소들이 층층이 부채꽃의 바다를 지나 새로운 초지를 향한다

 

 

6월이면 패랭이 꽃과 원을 이루며 초롱이 꽃들이 예워 싼다

타샤의 세계 전체가 그렇듯 이 원도 순수한 환상을 안겨 준다

 

 

계절이 깊어지면 타샤는 저녁 내내 불가에 앉아 흰 수선을 옆에 두고 그림을 그리고

겨울에는 뜨게질이나 바느질을 하고 옷을 깁는다

그녀의 손은 부지런히 움직이고

머리 속에는 항상 꿈이 넘친다...

 

 

 

그녀처럼 늙어서도 열정적이지만 조용하게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모든 것에 열중했으면 한다..

90세의 나이지만 얼굴에서 아름다움이 배어 나오는 그녀의 미소가 자연 그자체이다

나이를 먹어 가는 것...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

늘 심각한 과제이다...

늙어서도 꿈이 넘치는 삶이란 것이.. 정말 추구해야 하는 삶일진데....

 
 
I Have A Dream
 

 

 

  퐁당퐁당 하늘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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