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을 만나러 아무생각 없이 찾아간 충무로쭈꾸미불고기. '쭈꾸미'가 아니라 '주꾸미'이지만 어쨌든 상호니까 그대로 적는다. 충무로에서 꽤나 오랜 세월 양념 주꾸미꾸이을 한 집으로 이 일대에서는 아주 유명한 집이란다.
이날은 맛있는집을 갈 생각조차 안했기때문에 그냥 아이폰으로 대충 찍은 사진들이다. 따라서 사진들이 전반적으로 꼬질꼬질하니까 이해를......
여기서 돈을 벌어서 홍대앞에도 진출한 모양이다. 먹쉬돈나도 그러더니 다들 거침없는 확장일로.
내부는 아주 좁고 덥고 시끄럽고 불편하고 옷에 냄새배고 서비스마인드역시 아주머니들 개개인의 성품에 의존하는 집이다. 붐빌땐 셋이서 네자리에 앉는 것 조차 엄청 뭐라하고 의자 땡겨가면서 불편하게 가방 끌어앉고 앉을 각오도 해야한다. 위생상태도 좋지 못해서 곳곳에 좀 지저분하고 주꾸미맛 빼면 뭐하나 건질 게 없는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식당업에 있어 이런 손님의 희생들은 사실 아주 잘못된 것들이지만 서울엔 이런 집이 워낙에 많으니 뭐 서울법을 따라야지... 중요한 자리 절대 안됨. 편안한 자리도 일찌감치 포기. 오로지 맛있는 주꾸미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희생할 각오를 하고 가야됨.
25년동안 가격도 꽤나 오른 모양이다. 바로 얼마전까지 16,000원하던 주꾸미불고기를 매직으로 슥슥 그어서 18,000원을 만들어 놓았다.
예상 가능한 반찬들이 깔리고
야자탄 맞죠 저렴한 숯불에
이집의 유명세를 있게 한 장본인 주꾸미불고기가 올라온다.
18,000원에 두명이 먹기 조금 모자랄까말까한 양이 나오니까 양으로는 큰 불만은 없다.
확실히 주꾸미들이 오동통하고 퀄리티가 뛰어나다. 관자도 주문했는데 역시 신선하고 좋다.
바삭바삭 익어간다. 신기한 것은 양념이 미칠듯이 빨개보이는데 먹어보면 별로 안맵다는 것. 매운것이라면 신라면도 못끓여먹는 나에게는 아주 적절한 맵기라고 하겠다.
키조개 관자는 금방 딱딱해지므로 신경을 많이 써서 살짝만 구워 먹어야 한다.
잘 익은 주꾸미와 관자. 탄부분은 가위로 슥슥 잘라내고 먹어야지.
아 정말 맛있긴 맛있다. 질 떨어지는 수많은 주꾸미집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마지막에 밥까지 볶았다. 화질이 계속 구려서 우울하네... 무거운 카메라를 이래서 항상 매고다녀야 하는구나 흑흑. 맛나긴 하지만 여러모로 불편해서 또오기는 힘들 것 같다. 새로 오픈한 홍대점은 넓고 쾌적하다고 하니까 거기로 가봐야겠다.